그날 안중근은 무엇을 쏘았을까.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두에서 안중근은 침략자 이토를 쏘아서 거꾸러뜨렸다. 미국인 존 브라우닝이 설계한 벨기에제 단총(권총) M1900 시리즈를 품에서 꺼내 일곱 발 총성을 울려 삼천리를 넘어 북만주의 가을과 세계 양심과 모든 침략자들의 심장까지를 격동시켰다. 단기필마로 나선 일 중 족속역사 이천년 이래 이에 비할 용맹하고 거룩한 행동은 단호히 없었다. 고작 여섯 자리에 지나지 않는 그 총기번호는 연인 전화번호보다 외기 쉽나니. 총기번호 262336, 무게 625그램, 길이 172밀리미터. 이 숫자는 이 족속 뼈마디의 일부라야 마땅하다.